재미있는 건축이야기 -1: ‘이벤트 시티’ 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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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건축과 도시를 설명하는 이론 중에 ‘이벤트 시티’라는 것이 있다. 도시는 곧잘 일상의 침체에 빠져드는데, 큰 행사를 준비하고 개최하면서 그러한 무료함에서 벗어나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 지난 해 6월, 평소에는 차가 밀리고 별로 아름답지도 않게 느껴졌던 서울의 시청 앞 광장이 갑자기 세계적인 명소가 되었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이렇게 대규모 행사의 유치를 통해 도시의 발전을 추진하고 시민의 공동체 의식을 고양시키고자 하는 것이 ‘이벤트 시티’ 이론의 골자이다.

 

창원은 우리나라의 대표적 이벤트 시티다. 매년 11월 말 경 열리는 국제 포뮬라 3 그랑프리(보통 F3로 약칭) 때문이다. 나는 개인적인 관심으로 인해 3년 연속해서 창원 F3를 보러 갔다. 지금도 온 도시에서 풍겨지던 축제의 분위기를 잊을 수가 없다. 게다가 이 자동차 경주라는 것은 아주 화려하고 시끄러운 행사다. 그야말로 도시를 압도하고 변화시킨다. 도시계획을 잘 하거나 건물을 잘 짓는 것만으로는 도저히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낼 수 없다.

 

게다가 창원은 자동차 공업의 도시다. 자동차 공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경주용 자동차를 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경험이다. 같은 자동차라 하더라도 승용차와 경주용 차(보통 일반차와 구별하여 ‘머쉰’이라 한다.)는 보통 사람과 단거리 육상 선수 만큼의 차이가 있다. 그런 차 수십 대가 자기가 살고 일하는 도시를 찾아와 한 판 승부를 벌이는 것이다. 세계의 많은 도시들이 미처 누리지 못하는 즐거움이다.

 

모나코나 마카오 같은 작은 도시들이 이미 오래 전부터 세계적인 자동차 경주를 유치해오고 있다. 사실 창원도 이미 이 행사를 통해 세계적으로 꽤 알려진 도시가 되었다. 창원 F3를 통해서 세계적인 스타가 된 드라이버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창원은 이렇게 우리나라 밖에서 더 유명한 도시가 되었다. 첨단 자동차 공업 도시이면서, 동시에 첨단 도시이론의 실습장이 된 것이다. 여러분은 바로 그 도시에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