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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두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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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세계, 나의 우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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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세계는 작다.
나는 아이 없이 아내와 둘이 살고 있다.
나의 직장이자 삶의 터전인 내 회사는 직원이 달랑 3명 있는 아주 작은 회사다.
얼마전까지 4명 있었는데 하나가 못 견디겠다고 그만둬서 3명이 되었다.
하여간 작은 회사라도 대기업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다 일어난다.
어떤 사람들은 내 나이에 직원이 수백명, 수천명 되는 글로벌 기업을 만들고도 산다.
반면 내 상황은 이렇다.
그래서.
어쩔것인가.
나는 머리 속으로는 동서양의 역사를 넘나들고 남의 나라 이야기를 옆 동네 이야기처럼 하는 버릇이 있다.
(책 속에서라면 어디라도 못 갈소냐.)
그러나 정작 나의 인생 대소사는 반경 몇 킬로 되지도 않는 곳에서 대략 다 해결이 된다.
나는 우리 동네 메밀국수집 아주머니의 흰머리가 요즘 부쩍 늘었음을 잘 안다.
이렇게 나는 무지하게 로칼하게 산다.
개인적인 친분이 아니고서는 나라 밖에서 나를 아는 사람은 없으며,
나는 소위 말하는 전형적인 국내용 건축가다.
나의 세계적 경쟁력은 제로에 가깝다.
하지만 이 작은 나의 세계를 무시하지 마라.
나는 여기서 살다 죽을 것이며 누가 여기에 대해서 함부로 이야기하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못한다.
나도 당신의 세계를 무시하지 않을 테니 그 안에서 왕처럼, 왕비처럼 살기 바란다.
나의 우주는 작다.
그러나 그것은 나를 중심으로 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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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01 01:20:08 / 218.38.82.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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