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원, 그러니까 제가 살고 있는 집이자, 제 사무실인 황두진건축사사무소, 그리고 제가 다른 분과 만든 회사인 세이아트넷이 자리잡고 있는 통의동 소재 '저층주상복합건물'이 현재 증축 공사중입니다. 마당을 거의 다 파서 지하실을 만들고 거기에 작은 3층 건물을 올리고 2층 레벨에서 기존 건물과 브릿지로 연결하는 계획입니다.
그 브릿지에 제 방이 들어가고 지하실에는 나날이 늘어가는 우리 사무실의 자료를 보관하는 자료실과 작업 공간, 나머지 층들에는 회의실과 사무실 등이 들어가게 됩니다.
저 자신 건축가지만 이렇게 저를 위해 집을 설계해서 지어보기는 처음입니다. 담담하게 일을 진행하려 하지만 때로 마음이 흔들리고 평상심이 오락가락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네요.
나무가 많고 연못에 잉어들이 놀던 한가로운 목련원 마당을 기억하시는 분들은 '이게 왠일인가' 하시겠지만 저는 변화가 필요했고 또 그것을 선택했습니다. 애초에 변화 자체를 거부했다면 제가 건축가가 되었을리도 없지요.
다만 목련과 목단은 모두 살려서 다시 심는 것이고 잉어들도 지금은 경기도의 양어장에 가 있지만 공사가 끝나면 다시 돌아옵니다. 사람 15명, 나무 여러 그루, 그리고 잉어 36마리가 벌이고 있는 몇 개월간의 불편한 상황입니다.
(첨부 사진은 한달 전 풍경과 지금 공사중 모습입니다. 저도 가슴 아프네요. 하지만 더 좋은 모습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저를 믿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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