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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두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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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선생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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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은님;
전통건축의 현대적 재해석이란 어떤 것일까요. 지금까지의 입장은 현대적 재료 및 공법으로 전통적 공간미학을 추구하는 것이 대세였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청나라 말기 서양문명을 받아들이는 방식을 가리키는 소위 '동도서기'의 연장선 상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즉 서양의 '형식'에 동양의 '내용'을 담는 것이지요.
우리나라의 경우 60년대 전통 논의를 끌고 가는 핵심적 내용이 바로 이것이고, 지금도 이것이 대세이기는 합니다. 그래서 이 계열의 대표작들은 많습니다. 승효상의 수졸당이 아마도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아닌가 하구요. 이 계열의 작가는 워낙 많고 사실상 이 이론이 전통의 현대화라는 입장에서는 거의 천하통일을 해 온 상황이라 누구나 한번씩은 이런 시도를 해 봤을 것입니다. 제가 설계한 열린책들 사옥(현 시네마 서비스 사옥)도 중정식 평면 등의 측면에서 이런 경향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경우이기도 합니다. 철골 건물이지만 막연히 한옥의 공간구조를 염두에 둔 것이지요.
하지만 요즘 저는 조금 다른 방향의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간단히 말하면 전통적인 구축술을 가지고 현대 사회가 요구하는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낸다는 것이지요. 한옥 호텔, 한옥 학교, 한옥 관공서 같은 것을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지금까지 이런 경향은 완전히 시대착오적인 것으로 생각되어 왔으나 한국건축사의 흐름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오히려 이것이 더 설득력이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다만 유감스럽게도 이런 류의 작품은 아직 본격적으로 시도된 것이 없어 미지의 분야이기도 합니다.
음악적으로 이야기하면 신세대 판소리 예술인 이자람씨 같은 사람과 유사한 생각이라고 보면 됩니다. 판소리라는 고전적인 형식에 고전적인 정서가 아닌 현대적인 정서, 심지어 힙합적인 정서를 담는다는 것이지요. 서양음악의 형식에 전통 시대의 정서를 담는 소위 가곡과는 완전히 구별되는 태도입니다. 저는 지금 이런 이론적인 문제를 다른 책을 쓰고 있는 중이며 11월 정도에 공간사에서 출판될 것입니다.
질문의 내용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대답인것 같으나 참고가 되셨기를 바랍니다.
황두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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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27 19:15:23 / 218.38.82.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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