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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꼬냉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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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깝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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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정동극장이라..
몇 년 전에 김용우 씨 공연이 거기서 열린 적 있었는데
객석의 경사도, 조명, 음향, 그 동안 겪어 본 김용우 씨의
어떤 공연보다도 완벽했던 기억이 납니다.
좋은 곳에서 하는군요~ 실망 안 하실 거예요.
소장님 글 읽다 보니, 수 년 전 썼던 글 토막들이 생각나 옮겨 붙여 봅니다.
회사 온라인 사보 비스무리한 거에서 전직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었지요. 좋아하는 음악 장르에 대한 걸로요.
뭐, 있는 그대로 성의껏 대답을 해주었는데... ㅡㅡ;;;
따로 연락이 온 거 있죠.
알고 보니, 수백 명의 직원 중에 국악을 좋아한다고 쓴 사람은
저 혼자였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 설문조사와 관련한 꼭지를 만들 건데, 몇 가지 설명을 좀 해 달라는 얘기였죠.
참 놀랍지 않습니까...
어쩌다 우리 음악을 좋아하는 게 그렇게까지 소수의 취향이 돼 버렸는지... ㅡ.ㅜ
제 짧은 생각은 그래요, 소장님.
어떤 것이든 그 오래된 뿌리는 있게 마련이고, 그 뿌리를 부정하거나 돌아보지 않는 현대화는 가짜... 얕은 흉내내기에 불과할 거라고요.
기본을 알아야 변주도 가능한 거 아닌가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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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학진학을 전후로 오랫동안 스페인과 중남미의 언어와 문화, 음악, 사람들에 매혹되어
열병을 앓듯 지냈다. 그리고 그 미혹은 사회에 나와서도 사라지지 않는 잠복기의
열정처럼 내 안에 숨어 있어서, 한번씩 발병을 하면 24시간이 족히 걸리는 비행기
여행을 무릅쓴다거나, 그와 관련된 공연, 영화, 문학작품을 섭취해 줘야만 가라앉았다.
그것은 흡사 낯선 별에 묶여 돌아가지 못하는 외계생명체의 운명과도 같은 향수였다.
그러던 어느 날, 토속민요를 채집, 현대식으로 편곡해 부른다는 한 젊은 소리꾼을
만나면서 나는 내 몸 속을 관통하고 있던 오래된 피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것은
내가 태어나면서부터 갖고 있던 피, 아니 내가 태어나기 훨씬 이전부터 나의 부모,
나의 조부모의 조부모의 실핏줄 사이사이에 실려 있던 삶의 무게였다.
그의 소리를 통해 나는 떠나온 별에 대한 그리움을 잠재웠고, 그의 소리를 통해 나는
잊혀져 있던 나의 근본과 은밀히 내응하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그 소리를 매개로 하여
보다 넓고 깊이 있는 전통 국악의 세계로 향하는 설레는 탐험을 계속하고 있다.
마치 연어가 강줄기를 거슬러 오르듯 그런 방식으로 말이다.
2.
요즘의 국악계는 신선한 젊은 인재들의 유쾌하고 발칙한 시도들로 가득하다.
그들은 박물관의 먼지 낀 유물로서의 국악, 무시할 수는 없으나 흥미는 가지기
힘들었던 윤리 과목 같은 국악으로 머물러 있기를 거부한다. 그들은 끊임없는
실험을 통해 같은 나이 또래인 새로운 세대와의 소통을 갈망하고 준비한다.
전통악기의 개량을 통해 음역을 넓혀 가면서 표현의 스펙트럼 또한 풍부해졌다.
클래식 악기와의 협연도 활발하며 유명 라틴 넘버, 클래식, 또는 팝 곡을 새롭게
재해석 연주함으로써 대중에 좀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전국의 토속민요들을 재즈나 아카펠라 등과 조합시켜서 편안하면서도
맛깔스러운 스타일의 노래로 재 탄생시키는 것으로 유명한 젊은 소리꾼 김용우를 비롯,
해금 연주자 강은일, 김애라, 타악그룹 공명, 그림, 가야금 앙상블 사계,
서울 새울 가야금 삼중주단, 그리고 슬기둥 등이 있다.
3.
노인 취향이라구요? ^^; 많은 사람들이 제가 즐기는 음악을 들으면 눈이 휘둥그레집니다.
마치, 지금 뭐 하는 짓이죠? 하고 되묻듯이... 하지만, 저는 특별한 일을 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어디가 아픈 것도 아니구요~ ^^
여러분이 가요에 열광하고 락 콘서트장에서 헤드뱅잉을 하는 것처럼, 저 역시 맘에 드는
국악 음반을 구입하고, 민요를 따라 부르며, 추임새를 집어넣고, 손장단을 맞추는 것
뿐이랍니다. 물론 때에 따라서는 괴성도 지르죠. ^^
우연히 듣게 된 사물놀이의 장단에서 뭉클~ 가슴 속 깊은 어딘가에서 차 올라오는 물기,
느껴본 적 없으신가요? 여러분이 느끼는 거리감은 아마도 할아버지의 장례식에서 말로만 듣던
친척을 만났을 때의 데면데면함 같은 그런 것일 테죠. 하지만 자주 접하다 보면 이들
무채색의 음악들의 미덕을 알게 될 겁니다. 국악을 들으면, 제가 가지고 있던 불필요한 감정이
증폭되는 것이 아니고 다독다독 차분히 가라앉혀 주는 느낌!
그 느낌을 저는 사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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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30 12:27:29 / 122.35.24.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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