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친구는 호주 시드니 사람으로 하프시코드를 전문으로 수리한다. 몇 년에 한번씩 아시아 일대를 돌며 소위 maintenance tour를 다닌다. 보기와 달리 매우 꼼꼼한 완벽주의자다.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다. 자기 홈페이지인 http://www.hpschd.nu/을 가서 보면 이 사람 성격을 알 수 있다. 분야를 통틀어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서 가장 진실과 정성이 담긴 홈페이지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성격의 소유자가 많았으면 좋겠다.
일요일인 어제 우리 집에 와서 집사람 하프시코드에 대대적인 수술을 가했다. 다름 아닌 일반 하프시코드를 이조가 가능하도록 소위 'transposable'로 개조하는 것. 그래서 이렇게 마당에서 건반틀에 톱질을 가하고 있다. 방금 전에 우동과 초밥을 잘 먹었으므로 더욱 힘을 내고 있다.
수술이 잘 끝나서 이제 집사람은 A=415에 조율하는 고악기는 물론, A=440에 조율하는 현대악기들과의 앙상블도 무리없이 할 수 있게 되었다. 간단한 조작으로 건반 전체가 반음씩 오르락 내리락 한다. 역시 돈이 꽤 들었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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