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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두진
  박찬호
  

하루를 마치고 다시 책상 앞에 앉아보니 인터넷이 온통 박찬호 이야기다. 박찬호가 울었다......

내가 처음 설계사무실을 개업했을 때, 그러니까 2000년 무렵, 나의 삶에는 별 낙이 없었다. 고도성장의 신화를 주입받으며 청소년과 청년기를 보내고 이제 어느 정도의 사회 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내가 배우고 익힌 것들을 써보려 했을 때 우리나라 전체가 수렁으로 빠져버렸다. 당시 어떤 선배의 말처럼 '다 떠내려 가는 판에 누가 수영을 잘하고 못하고가 문제가 아닌' 상황이었다.

그 와중에 나는 눈을 질끈 감고 '이제 못하면 영원히'라는 각오로 독립을 했다. 세상의 하찮은 것들마저 간절하게 바라봐야만 했던 시절이었다. 그리고는 참 별 경험을 다 해봤다. 내 월급은 생각하기 어려웠고 직원의 월급은 내가 학교에서 받은 월급을 고스란히 전해주는 것으로 해결했다. 매일매일이 '이건 아닌데'의 연속이었다. 지금도 내 책상 속에는 그 당시의 회사 대차대조표가 있다. 지금도 나태해질 때면 그걸 꺼내서 본다. 참으로 가관이다라는 느낌...... 그것은 우리 세대가 경험한 최초의 집단적 좌절이었다.

그 때 우리 나라에는 두 박씨가 있었다. 박세리와 박찬호. 나에게는 박찬호가 영웅이었다. 나는 당시 고생고생하며 진행하던 동대문 현장을 방문할 때마다 점심을 해결했던 어느 허름한 배달음식점 한 구석에서 박찬호가 힘있게 뿌려대는 공, 그리고 거기에 번번히 헛 스윙을 해대는 상대 타자들을 보면서 그 공들이 마치 내 가슴 속에 맺혔던 것들을 뻥뻥 뚫어주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 박찬호는 자기가 홈런을 쳐서 경기를 승리로 이끌기도 했다. 그 유명한 이단엽차기 사건도 그 당시 상황에서는 단순한 그라운드 폭력이 아닌 찡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온 몸으로 세상을 사는 남자의 절규 같은 것이었다. 그다지 과장없이 이야기하자면 나는 그 어려운 시기를 나 자신의 태생적 낙관주의와 박찬호가 보여준 멋진 투지의 덕으로 이겨나갔다.

이제 박찬호가 더 이상 대표팀 투수가 아니어도 좋다. 야구를 그만두어도 좋다.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못 올라가도 좋다. 세기의 먹튀어도 좋고 박사장이 되어도 좋다. 지금까지 그가 한 일들만으로도 그는 내게 잊을 수 없는 존재다.

그 박찬호가 오늘 울었다. 난 어차피 그를 개인적으로 모르지만 내가 고맙게 생각하는 사람이라 한 마디 하고 싶다. 너는 나의 영웅.
2009-01-13 22:33:23 / 211.243.67.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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