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INGS

 

 

 

포트폴리오 매뉴얼

 

 

I. 서  론 

 

황두진과 서현은 유학을 위해 작품집 (portfolio 혹은 brief라고 함)을 만들면서 너무나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는바, 그것들의 대부분이 정보의 부재, 혹은 부족에 기인하는 것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나마 깨닫게 되었고 이제 장도에 오르기 전에 간단하나마 우리의 경험을 정리하여 다른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한다. 그러나 우리는 'How to make a successful portfolio'식의 manual을 만들고자 하는 의도를 갖고 있지는 않으며 어디까지나 technique이 아닌 principle, 즉 작품집을 만드는데 있어서 기본적으로 생각해 봐야 할 문제들을 제시하는데 주목적이 있다 우리는 작품집을 만들면서, 그리고 이글을 엮으면서 약 20개 정도의 국내외 작품집을 조사해 보았는데 여기서 얻은 정보와 우리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항목별 설명을 여기에 제시하고자 한다. 그러나 이 항목들은 그 중요도나 우선순위에 있어 차이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편집상의 편의를 위해 병렬로 나열되어 있으니 이 점 유의하기 바란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작품집을 완성하고 나서도 계속 주의 사람들에게 비평을 즐겨 듣곤 하였는데 이것은 매우 좋은 경험으로서 이 글을 엮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특히 일면식도 없었던 U-Penn 학생들 몇몇이 편지로 황두진의 작품집에 대해 각자의 평을 써 보내 주었는데 매우 고맙게 생각하며, 필요할 때마다 그들의 의견을 여기서 인용하고자 한다.

 

II. 본   론

 

1. 작품집은 왜 만드나?

이 질문은 어처구니없이 기본적인 것이기는 하지만 올바른 문제 제기만이 바른 결론을 가능케 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면 그냥 지나칠 수는 없는 문제라 하겠다. 작품집을 만드는 목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겠다.

- 작가 자신의 기록을 위해

- 취직을 위해 (예: 설계사무소 등)

- 고객의 확보를 위해 (예: 회사의 brochure등)

-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서

지금 우리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제일 마지막 경우로서 예민한 사람이라면 이 각각의 경우에 있어 작품집의 성격이 모두 달라져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입학을 목적으로 작품집을 만드는 경우를 보자.

- 상대방은 그 학교의 교수이다. 학생다운 탐구정신과 열의가 들어있어야 한다.

- 대개의 경우 경쟁자의 수는 수백 개에 달한다 ('한방 가득히'라는 표현이 있음) 첫 번에 눈길을 끌지 못하면 탈락의 위험이 커진다. 표지를 넘기자마자 결론이 난다'는 말도 있다.  자질구레한 설명, 도면 등이 많아 봤자 하나도 도움이 안 된다.

- 학교에서 원하는 것은 결과가 아닌 과정이다. 예비 전문가로서의 기량 못지않게 문제를  풀어나가는 process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 U-Penn 친구들의 의견:“ The schools are afraid you are not ‘open to suggestion ', if you present all finished work as if you know all the answers." 실무 건축가의 작품집과 학생들의 작품집이 갖는 가장 큰 성격상의 차이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한다. 그러나 실무 건축가 중에서도 Norman Foster 같은 사람은 이러한 process를 매우 충실히 보여주는 작품집을 내고 있다. 홍콩-상하이 은행의 설계과정에서 만든 수십 개의 구조 모형 사진은 감동적이라고 생각된다.

가장 이상적 경우라면 평소에 설계를 열심히 하고 자료 정리를 잘 해 두었다가 입학용으로 재구성하는 것인데 우리나라의 실정상 대부분의 경우 그렇지 못하고 완전히 다시 하는 형편이다. 여러모로 반성해야할 점임에 틀림없으며 건축계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의 하나라고 생각된다.

예산의 문제에 대해 언급하자면 한마디로 ‘내가 가진 최고급품이 바로 내 작품집’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옷도 잘 입고 술도 비싼 걸로 잘 사 마시고 차도 좋은 놈을 굴리는데 유독 작품집 만들 때는 경제성이 어쩌고 한다면 예비 전문가로서의 태도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가능한 범위 내에서 시간과 노력과 자금을 아끼지 않기를 바란다. 이런 일은 평생에 여러 번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2. 작품의 선택

일단 원칙부터 제시하자: 선택된 소수. 이것은 Mies의'Less is More'와도 상통하는 이야기로 다른 것 하나 없이 이 원칙에만 충실해도 작품집의 수준은 대단히 높아질 수 있다. 작품을 고를 때, 한 작품 내의 도면의 종류 및 개수를 결정할 때, 설명을 쓸 때 등 거의 대부분의 경우 자신의 best 만을 골라 최대한 부각시키도록 애써야 한다. 학교에서는 B+가 수두룩한 어중간한 모범생보다 C가 몇 개 있어도 A+를 따 낼 줄 아는 싸나이를 더 높이 평가한다는 것 같다. (흔히 'potential이 많다'는 식으로 표현한다.)

이것과 결부시켜 한 가지 추가하자면 한마디로 작품집은 그리 설명적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상대방은 도면 읽는데는 도가 튼 교수들이고 잔글씨는 눈만 아프게하니 꼭 필요한 것 빼고는 가급적 설명을 줄일 필요가 있다. 작품집은 다소간 과시적이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들의 결론이다. '과시적'이라는 말이 자칫하면 덜 진지한 것으로 오해될 여지가 있으나 충분히 자신을 부각시키면서도 진지함을 유지하는 것이 기량이요 실력이니 만큼 현상설계에 나가는 심정으로 임하면 좋을 것이다. 누구나 모처럼 만드는 작품집이니 만큼, 자신의 경력을 정리해 보고자 하는 생각에서 작품의 질에 상관없이 연대기 순으로 죄다 수록해보고 싶은 욕심을 갖게 마련인데 아무튼 이런 태도는 빨리 버릴수록 득이 된다.

현실적인 이야기로, 아래를 보자:

 

 

 

 

 

 

 

 

 

학교

페이지

규격

기타

Berkeley

24페이지

최대 8 1/2"*11"

 

Columbia

상동

 

최대두께 1/2"

Cornell

상동

 

 

Havard

 

가급적8 1/2"*11"

 

UCLA

 

최대 11 1/2"*14"

 

U-Penn

20페이지

최대 14" * 17"

가급적 10" * 12"

Princeton

 

최대 8 1/2"*11"

 

Yale

상동

 

 

여기서 대충 얻어지는 결론은 20페이지에 8 1/2"*11"의 크기를 갖는 작품집이면 거의 모든 학교에서 받아들이는 표준 규격이 된다는 것이다. 이 8 1/2"*11"은  21.6cm * 28cm정도가 되는데 복사용지 A4보다 조금 작으며 신기하게도 80column짜리 컴퓨터 용지 한 장의 크기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우연일까?) 학교에서는 규격에 위반했을 경우에 대한 각종 엄포를 늘어놓고 있으나 실제로 약간씩 초과되는 것은 그리 큰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책임질 수 없음! 경험상 그렇다는 것임.)

20페이지라고 하면 대부분의 여기 학생들은 '너무 적다'는 반응을 보일 것이지만 현지에서 그것도 많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우리의 작품집은 모두 20페이지씩이었는데 U-Penn 친구들의 편지에는 'Probably too much shown', 'Too many pages'등의 말이 여러 번 써 있었다.

대충 20페이지라고 해 놓고 작품을 선택해 보자 기본적으로 'Academic Works‘(학부, 대학원), 'Professional Works‘(회사, 개인), 'Art Works’(스케치, 정밀묘사 등), '기타‘ 등이 들어가야 하는데 이중 학부 때 작품은 꼭 들어가야 하고 스케치 등 소위 'freehand drawing'은 손맛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필수로 요구하는 학교가 많다. (일설에 의하면 미국 학생들이 하도 freehand실력이 없어 그렇다고도 한다. 한국 학생들은 이점에 있어서는 좀 나은 편인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작품의 선택에도 소위 주와 종, major 와 minor의 구별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한  두개의 간판스타 격 작품에는 상당한 페이지를 할애하고 나머지는 간단하게 심지어는 한 페이지로 처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경우 중요한 작품에는 약 6페이지 정도를 할애했다 작품집 작성에 대한 각 학교의 요구 사항을 종합해 보면 개인적 작품일수록 선호하고 회사 다니며 한 것은 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특히 학교 마치고 한 회사에 오래 다닌 사람일수록 작품집이 마치 그 회사의 brochure같이 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래서는 곤란하다. 한국 건축계의 실정상 왠간히 실험적이고 뛰어난 사무실이 아니고서는 소위 유학용 작품집에 실을 만한 작품이 별로 없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색깔을 보여 주어야 한다는 사실인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의 전통적 사고를 보여주는 작품이 있으면 좋다. 학교 측에서도 이런 작품에 호감을 갖는 것 같다.)

 

3. 인쇄냐, 손 작업이냐

아무것도 아닌 문제 같지만 처음에 이걸 결정해 놓지 않으면 막판에 가서 매우 고생하게 된다. 인쇄소라는 악마의 소굴은 우리 맘대로 움직여 주질 않으며 손 작업은 근본적으로 대량 생산이 쉽지 않다. 그 차이점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우스개 소리로 작품집 만드는 방법에 나라별로 차이가 있다고 한다. (확인되지 않은 루머임을 감암하고 읽기 바란다.) 딱 펼쳐서 인쇄되어 있으면 한국학생, 표지에 자기 얼굴 사진이 들어 있으면 대만학생, 작품이 세련되었는데 청사진 대충 구어 보냈으면 유럽의 아방가르드 학교 출신 등등. 우리도 이전에 만들어진 한국 학생들 작품집은 많이 보았는데 거의 예외 없이 인쇄한 것들이었다. 그 중에는 심지어 투명 필름에 금박으로 속지를 해 넣은 것도 있었다. 당연히 감투상 감이지만 아까운 돈을 이런데다 쓸 필요가 없다.

인쇄가 좋은 방법인 것은 다 아는 사실인데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점이 있다. 즉 인쇄는 고급일 때만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학생이 작품집 만든다고 하면 제아무리 애써봐야 예산이 빠듯한데 이 정도 비용으로 인쇄해 봐야 조잡한 글씨체로 뭉개진 숯덩이가 다 된 사진, 한마디로 넝마 같은 형국이 된다. 물론 개인의 능력에 따라 시각적 효과를 높일 수 있으나 근본적으로 인쇄는 너무나 많은 작업이 제3자의 손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쪽이 을지로의 터줏대감이 아니고서야 원하는 효과를 내기 어려운 것이다. 그러나 모처럼 만든 작품집을 대량으로 찍어내어 마치 명함처럼 쓰기도 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인쇄는 앞으로도 계속 작품집 제작의 주요 방식이 될 것이다.

그렇다고 손 작업이 경제적인 방법이냐 하면 꼭 그렇지도 않다. 도리어 개당 비용은 훨씬 높아지는 것 같다. (우리의 경우 작품집 한 권당 순수 제작비, 즉 이전에 도면 만들고 모델 만들고 하는 비용을 뺀 사진 인화 비, 종이 값 등등이 10만원 이상 된 것 같다.) 그러나 손작업은 이 정도 비용으로 상당한 quality를 얻을 수 있다. 8'*10" 사진 한 장에 국내 최고 가격이 대충 5,000원 수준인데 이 정도되면 그 사진의 품위와 색상, 선명도 등이 더 할 나위 없게 된다. 이런 효과를 인쇄로 내볼라치면 금방 파산해 버릴 것이다. 손작업은 이밖에도 최종 단계까지 자신이 직접 통제의 손길을 미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일을 해 보면 알겠지만 작품집이 완성될 무렵이면 그야 말로 정신없는 상황이 되는데 인쇄소는 꼭 이 무렵에 대형사고를 한 번씩 내곤 한다. 끝까지 냉정하게 자신의 안목으로 작품집을 구성할 수 있다는 것은 손 작업의 큰 장점이다. 인쇄는 결과를 예측할 수가 없고 일단 찍혀 나오면 치를 떨어봤자 청구서의 대금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되지만 손작업은 몇 번의 시행착오를 허용한다는 점에서 권하고 싶은 방법이다. 단지 여러 권 만들기가 어려우므로 주위의 가까운 분들께 한 권씩 드리지 못하게 되기가 십상이다. 

 

4. 도면의 종류

주어진 하나의 작품을 어떤 도면(여기에는 일반도면, 모형사진, 스케치 등이 다 들어감)들로써 보여줄 것이냐 하는 것은 쉽게 결정할 성질의 문제가 아니며 사실상 작품의 설계를 제외하고는 작품집 제작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반복해서 적용하는 원칙은 역시 '선택된 소수'의 개념이다. 우리는 자꾸 완벽한 한 벌의 도면, 즉 배치도, 개념도, 평면도(그것도 경우에 따라서는 전 층 평면도), 입면도(4면 모두!), 단면도(종, 횡!) 거기에 투시도에 소위 정체불명의 image  drawing까지 집어넣어야 안심을 하는 습관을 갖고 있는데 작품집은 건축 허가용 도면이 아니므로 자신이 판단해서 중요한 것만 부가시키고 나머지 것은 과감히 생략한다.

이렇게 도면의 개수를 극히 중요한 것으로만 제한하면 '그 많은 페이지를 어떻게 메꾸나' 하는 문제가 대두된다. 간단하다. 도면의 크기를 크게 하면 된다. 8"*10"을 크다고 생각하지 말고 과감히 한 페이지에 도면 한 장, 많아봐야 두 장, 이런 식으로 집어넣는다. 때로는 아예 펼쳐서 한 장이 되게 할 수도 있다. 말은 쉽지만 사실 이것은 만드는 사람에게는 고역이다.

한 페이지에 가득 차는 도면이면 적어도 A4나 B4는 될 터이고 그 원도는 적어도 A1 이나 A2 정도는 되어야 엉성해 보이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도면 하나 하나에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게 되는데 이러한 방법이 시원찮은 도면 여러 장 넣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임은 앞에서도 밝힌 바 있다.

우리의 경우 어떤 도면들은 설계다 끝나고 그리는 데만 꼬박 60시간이 넘게 걸린 것도 있다 ('입에서 신물이 나도록'하고 충고해 준 선배가 있었다) 바람직한 태도로는 도면을 거의 전시해도 좋을 수준으로 그리라는 것이다. 세상에는 별 놈 다 있지만 외국 학생들의 도면을 본 바로는 마치 '칼끝으로 제도하는 듯한' (서현의 표현임) 예가 매우 많았다. 대충해 버리면 결과는 뻔하다. 도면의 사이즈 그 자체가 실제로는 큰 효과의 차이를 가져온다. 똑같은 도면이라도 주먹만하게 줄여 놓은 것과 책상만한 것과는 하늘과 땅 만큼의 차이가 있다. 영어의 portfolio라는 단어 자체가 원래 서류 가방을 의미하듯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작품 소개는 원도로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결국 A4정도에 우겨 넣어야 하지만 그래도 가급적 도면을 큼직큼직하게 넣어 대형 스케일로 빵빵 때리면 작품집이 시원시원하게 된다. (소위 빠다 냄새나는 작품집들이 대충 이렇다. 특히 I.I.T 출신들은 더욱 그렇다) 대형 도면이면서도 엉성함을 잃지 않을 것, 이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어쩔 수 없이 많은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작은 도면 여러 개가 필요한 경우에는 아예 collage등으로 재구성하여 크게 한판으로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려야 할 도면의 종류를 결정하는데 있어서 또 하나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 있다. 되도록 이면 자신이 '3D로 사고하고 있음'을 보여주라는 것이다. 도면보다는 모델이, 같은 도면이라도 입면도보다는 투시도나 투상도가, 단면도보다는 단면 투시도가 공간에 대한 입체적인 접근의 태도를 보다 명확히 보여 준다. 배치도나 평면도를 그릴 때라도 이왕이면 음영을 그려 넣어 입체감을 주는 것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더 흥미를 갖게 한다. 또 다시 U.Penn에서 온 편지를 인용하자면,  “You had better include more renderings or perspectivers rather than 'architectural' drawings. That would tell more about feeling the space, rather than architectural language." 덧붙여 이야기하자면 한 장의 삼빡한 모델 사진 하나가 서너 장의 도면보다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심사하는 입장에서도 모델은 훨씬 더 정성이 깃들어 보이며 입체적인 설계 approach를 느끼게 해준다. 완성된 것이 아닌 거친 study model이라도 설계의 process를 보여줄 수 있으므로 효과적이다.

학교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미국의 학교들은, 특히 좋은 학교일수록, 건축에 대한 예술적인 접근 방식을 선호하는 것 같다 ("American schools love this type of 'artistic work.") 따라서 스케치, 사진, 조각, 판화, illustration등 자신의 예술적 소양을 보여주는 것들을 요구하는데 이것을 별도의 페이지에 마련해도 좋지만 가급적이면 도면의 rendering, 설계 과정의 스케치, 모델 등을 통해 작품 내에 골고루 스며들게 하는 편이 나은 것 같다. 잘 그린 실시 설계도면, 디테일 등은 현실 감각을 보여주는 증거가 되므로 한 두장 넣으면 효과적이다.

 

5. Lay-out에 대하여

솔직히 말하자면 이렇다. 태초에 lay-out이란 말이 있었기에 모두들 이걸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 결과 항상 매 페이지마다 도면과 사진, 설명이 '균형 있게' 들어가야 하는 것으로 되어 버리지 않았나 국내의 작품집을 여러 개 조사해 본 결과 'typically Korean lay-out'이라고 할 만한 것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는데 대충 다음과 같다.

(그림 생략)

이 자체가 좋다, 나쁘다 라고 는 할 수 없으나 대체로 한 페이지의 구성이 이렇게 되면 전체적으로 정보 과잉, 부분적으로는 스케일 부족이 되어 버린다. ('선택된 소수'의 개념을 다시 한번 떠올리자) - 상당히 많은 작품집들이 내용이 좋음에도 불구하고 스케일 조절에 실패해 결과적으로 따분해지는 것 같다. 반복되는 이야기지만 엉성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가능한 크게 원도를 작성하는 것이 좋다.

Lay-out이란 단어를 혐오하는 것 같아 써 놓았지만 사실은 그 반대로 전체적인 질서를 잡고 형식미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lay-out은 중요하다. 게다가 기본적으로 학교측에서 요구하는 몇 가지 사항이 있다. UCLA같은 곳에서는 아예 작품집 자체도 하나의 작품으로 간주, 'book design을 하시오'라고 요구해 오며 그밖에도 대부분의 학교가 매 페이지마다 본인의 이름이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하므로 세심하게 계획할 필요가 있다. 전체적으로 일관성 있는 format을 유지하되 부분적인 파격을 주는 것도 생각해 보기 바란다.

작품의 순서는 시대역순이 원칙으로, 표지 열자마자 가장 최근작이 나오게 되어있으나 여기에 연연해 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완전히 거꾸로 할 수도 있고 자기 나름의 시나리오가 있으면 시대를 무시하고 편집할 수도 있다. 황두진, 서현의 작품집은 완전히 시대 역순으로 되어 있는데 U.Penn의 Blake Williams란 친구는 황두진의 작품집을 순서만 바꿔 재구성해 보라는 제안을 해 오기도 했다. 그의 말에 의하면, " I removed 4 pages and rearranged the pages to give a better rhythm and continuity...... so it has a greater impact."   

 

6. 설명문 쓰기에 대하여

설계에 있어서 소위 'mundane'한 사항들 즉, 화장실이 어떻고 진입이 남쪽이고 하는 것들은 하나도 쓸 필요가 없다. 도면에 다 나오기 때문이며 설혹 의사전달이 더 잘 된다고 해도 자신에 대한 평가가 바뀌지는 않는다. 그러나 자기 나름대로의 개념 등은 써도 좋은데 그것도 너무 딱딱하게 말고 예술적으로 향취가 있게 쓴다. (" ....more artistic, not so technical." from U.Penn)

설명은 아무튼 짧으면서 할 말 다하는 것이 요령인데 학교에서 기본적으로 요구하는 것들은 꼭 해야 한다. 즉 제목, 날짜, 공동작품인지 개인적인 것 인지의 여부 등, 특히 회사 다니며 한 것들은 전체 설계과정에서 자신이 담당한 역할('responsibility'라 한다)을 꼭 밝혀주어야 한다.

한국에는 슈퍼맨 학생들이 많아서 대형 사무실, 호텔, 병원 등의 작품에 아무 부연 설명 없이 자기 이름을 달랑 거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상대방이 믿지도 않을 뿐더러, 자신의 신뢰도, 나아가 한국 학생의 전체적인 성실성을 의심하게 만든다.

Responsibility를 밝힌다고 해도 예를 들어 현상 마감 전날 소방수로 끌려가 도면 몇 장 그린 것은 하나도 소용이 없고 본격적인 설계과정에 참여하여 자신의 의도가 반영되어 있어야 효력이 있다. 또한 도면이나 모형을 보여줄 때 자기가 만들거나 그린 것이 아니면 아니라고 솔직히 밝힌다. (가급적 자기 손맛이 없는 것은 아예 넣지를 않는 것이 좋다.)  .. 

다음의 작품 설명의 model case를 하나 제시한다.

- Project Architect / Advisor : ~~

- Site : ~~

- Program : ~~

- Objectives : ~~

- Responsibilities : ~~

어휘는 이것 말고도 많이 있을 수 있고 글재주가 있으면 아예 죄 풀어서 줄줄이 써 버릴 수도 있겠으나 정확히 밝힐 것은 정확히 밝히도록 한다. (에를 들어 esponsibilities 같은 경우 자기가 한 일의 내용, 기간 등을 써준다.)

일반적으로 많이 무시되고 있고 또 우리의 형편상 해결하기에 어려움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꼭 지적해야 하는 것의 하나가 영어의 사용에 대한 것이다. 꼭 명문장이 아니더라도 가급적 격식에 맞는 표준 영어로 철자법, 구두점, 한글의 영어 표기 원칙을 준수하여 설명을 쓸 필요가 있다. "나는 한국인인데 뭐 "하지만 사실 이런 것은 기본적 상식에 속하는 일로서 제대로 해 놓지 않으면 아무래도 성실성을 약간 의심받게 된다. 작품집의 수준이 올라가는 일이므로 충분히 신경 쓰도록 한다.

 

7. 표현 매체별 특징

 일반적으로 작품집에 들어가는 내용을 매체별로 분류하면 도면, 스케치, 사진, 글씨 등이 될 것이다. 각각의 경우에 대해 설명한다. ( 전문 업체들에 대한 소개가 뒤에 붙어 있다.)

 

 도면

 여기서 도면이라 함은 half-tone이나 touch가 전혀 없는, line drawing을 의미한다. 이것을 작품집에 싣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일반적으로 제단을 펴서 인화지에 옮기는 것인데 막상 해보니 싸구려 제판을 펴 봐야 세밀한 선이 뭉개지는 등 별로 만족스럽지 않았다. (역시 고급의 인쇄가 아니면 효과가 나질 않는다)

최고의 선택은 소위 photostat라고 하는 방법인데 사실상 이것도 제판의 일종 이라고 하며 대단한 quality의 축소(및 확대) 도면을 얻을 수 있다. 당연히 엄청나게 비싸므로 극히 제한적으로 쓸 수밖에 없다. 서현이 이 방법으로 도면 몇 장을 처리했는데 A1 크기에 0.1mm로 세밀하게 그은 선들이 8"*10"으로 축소해도 생생히 살아 나와 그를 기쁘게 했다.

차선책으로는, 다소 쇼킹하게 들리겠지만, 복사가 있다. 요즘 나오는 복사기는 경하해 마지않을 정도의 성능을 과시하며 특히 canon 복사기의 정밀도는 압권이다. 웬만큼 축소해도 디테일이 거의 뭉개지지 않는다. "복사는 좀 싸구려 같아 보이는데...." 하는 사람들이 많고 또 그게 사실이지만 그건 복사지에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이다. 일반적인 복사지는 얇고 또 뒤가 비치므로 당연히 멍청한 느낌을 준다. 그러나 획기적인 재료의 출현으로 제판 뺨치는 효과를 복사로 낼수 있다. Iconorex라는 독일제 종이를 명보극장 옆 코스퍼(종이도매상)에서 전지에 500원 정도로 팔고 있는데 이걸 규격대로 잘라 수동 급지 (장동으로 하면 잘 걸림)해서 복사하면 매끈한 면에 짙고 힘찬 선들이 찍혀 나오는데 모르고 보면 인쇄와 똑 같다. 서현이 어디서 이걸 알아내어 황두진은 아예 photostat 대신 복사로 모든 line drawing을 처리했는데 quality에 있어 하나도 문제될 것이 없었다. 지금도 이 종이를 발견했을 때의 기쁨을 상기하면 이~러ᄒ게 그~ᄅ 씨가 떠~~ᄅ린다. (주의:Iconorex지가 복사기에 어떤 나쁜 영향을 주는지는 잘 모르겠음. 아르텍의 복사기 아직 잘 돌아가나?)

 

스케치 및 연필 도면

선 뿐 아니라 명암, 질감 등을 나타내는 연필 touch, 혹은 거친 크로키 touch 등이 있는 도면은 제판이나 photostat로 재현이 안되므로 다른 방법을 써야 한다. ( 단 기성제품의 tone지 등을 사용한 균일한 texture는 상관없다)

인쇄소에서 가장 권하는 것은 색 분해 (흑백인 경우 단색 분해, 천연색인 경우 원색분해)로 이것으로 하면 결과는 양호하는 비용이 좀 비싸진다. 일단 필름만 떠놓으면 재생('스리'라고 함)에는 그다지 큰돈은 안 든다고 한다.

우리는 색 분해 대신에 복사와 사진을 즐겨 썼다. 일반적으로 복사기도 texture재현이 안 되는 걸로 되어 있으나 그건 구청 앞 사법서사 사무실에 있는 것이니 그렇고 최신 기종들은 적어도 첫 번 재생에서는 별 문제가 없다. 황두진은 롱샹 성당의 스케치를 상당히 공들여 연필로 정밀 묘사한 후 -역시 Iconorex지에 canon 복사기로 1/2축소해서 붙였는데 그걸 본 U. Penn의 한 친구가, "... I like the drawing of Ronchamps because of tones and mood w/o sharp lines or typical hatching."

사진, 특히 흑백 사진은 잘만 뽑으면 연필 touch같은 것을 충실히 살릴 수 있다. 단 가급적 인화할 때 높은 contrast를 요구해야 멍청해지지 않는다. 황두진은 inking위에 연필 touch 넣은 도면이 몇 있었는데 대부분 흑백사진으로 처리해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천연색 도면 및 모형

오프셋 인쇄 등을 하지 않고 천연색 도면이나 모형등을 재생하는 방법이라고는 사진 밖에 없는 것 같다. 물론 color 복사기가 시중에 많이 있으나 일반적으로 축소, 확대가 안되므로 크게 그린 도면 같은 것은 처리할 수 없게 된다. (등배로 복사하는 경우 quality는 문제가 없다. 우리도 시험삼아 해보고 놀랐는데 단 operator가 기계의 성능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느냐에 사활이 걸려 있다. 우리의 경험으로는 역시 color 복사기도 cacon을 당할 것이 없는 듯하다.)

Color 사진의 경우 국내 최고의 quality를 얻으려면 하셀블라드 등 120mm 대형 사진기에 코닥필름(슬라이드용)을 써서 찍은 후 충무로의 photopia에 맡겨 시바크롬 디럭스 내지는 글로시로 뽑는 것이다. 잘 찍은 필름을 가지고 이렇게 고급 인화지로 뽑으면 가슴이 벅차 오르게 된다. 단 대형 카메라는 워낙 비싸고 가지고 있는 사람도 별로 없으므로 일반적으로는 소형의 35mm 카메라를 쓰게 되는데 8"*10" 정도까지는 큰 무리가 없는 것 같다. (나란히놓고 보면 물론 차이남) Photopia는 흑백인화도 잘 처리해 주며 직원들도 친절하다. (곱게 생긴 아가씨는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다.) 단 일반 negative 필름의 현상 인화는 취급하지 않는다.

그다지 고급의 사진이 필요하지 않거나 혹은 3"*5"정도의 크기로 집어넣을 때에는 그냥 일반 negative 필름을 쓰게 되며 이 경우 현상 및 인화는 25분, 45분 나아가 스튜디오 현상소(주로 충무로에 있음)등 다양한 선택의 여지를 갖는다. 명심할 것은 사진이 작을 때에는 상관없으나 5"*7" 이상의 규격이 되면 꼭 전문 스튜디오에 맡기라는 것이다. (참고: 5"*7"도 아쉬운 대로 25분 현상 인화가 가능함. 8"*10"은 안됨) 여기서 전문 스튜디오라 함은 충무로 등에 있는 작은 현상 인화 업소를 말한다. 처리에 하루밖에 안 걸리며 가격도 적당하다. 절대 현대칼라에는 맡기지 말 것. 편견인지 모르겠으나 황두진은 여러 번 골탕을 먹은 적이 있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솜씨도 형편없다. 

Color 사진에 있어 한번쯤 생각하고 넘어가야 할 문제는 무분별한 color의 남발이다. 우리가 본 가장 'impressive'한 작품집의 하나는 순전히 흑백으로만 된 모노톤의 것이었다. 가급적 수시로 가 편집 등을 통하여 전체적인 느낌을 파악해 보고 굳이 color가 아니어도 될 것들은 흑백으로 바꾸던지 한다.

 

글씨

도면, 모형 사진 등은 이럭저럭 해결이 되도 정작 글씨는 막상 뾰족한 처리방법이 없다 결국 글씨 때문에 인쇄할 결심을 굳히게도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현재 우리나라에서 적당한 비용으로 작품집에 글씨를 넣는 방법은 다음의 것이 있다.

- 글씨 쓰는 법 : 공타, 식자, 컴퓨터(IBM,Mc), lettraset, 타자(전동, 수동)

- 쓴 글씨를 재현하는 법 : 인쇄, 복사, 컴퓨터 프린터

우리도 이 문제를 갖고 고민고민 하다가 결국 황두진은 글씨만 인쇄소에 가서 식자를 쳐 왔고 서현은 IBM 컴퓨터를 이용했는데 (그것도 역상으로) 후자의 경우 아무래도 시각적 명료도에 문제가 있는 듯하다. 식자는 돈이 좀 들지만 글시체도 좋은 것이 있고 일단 치고 나면 자기 의도대로 편집한 후 복사해서 재생하면 된다.

조금 큰 글씨는 Lettraset이 다양한 선택의 여지를 주므로 추천할 만 하다. 요즘은 국산 Lettraset의 품질이 매우 향상되었으므로 굳이 외제를 쓰지 않아도 된다.

 

표현 매체별 종류/표현매체 

line drawing

- photostat

- 제판

- 복사

스케치, 연필 touch

- 복사

- 단색분해

- 흑백사진

천연색 도면, 모형

- 윈색분해

- color 사진 (slide, negative)

- color 복사  

 

8. 재료의 선택

올바른 재료의 선택이야 그야말로 본인이 알아서 할 문제이나 그래도 약간의 설명은 필요하리라고 본다.

 

Binder, File의 선택

인쇄하는 경우라면 아무래도 떡 제본을 하므로 별도의 binder, file 등을 필요로 하지 않으나, 넘기기 쉽게 binder를 하거나 손 작업으로 낱장낱장 되어있어 file을 필요로 하는 경우 맘에 드는 것을 찾아 헤매 다니게 된다.

플라스틱 바인더를 감아주는 곳은 꽤 많이 있는데 지름이 너무 크면 보기 싫으므로 가급적 작게 감아줄 것을 요구한다. 서현이 이전에 만들었던 작품집의 바인더는 지름이 6-7mm밖에 안되어 아주 간결한 느낌을 주었다.

낱장낱장 file에 끼우는 경우 시판되는 clear file (A4규격)을 쓰게 되는데 의외로 좋은 것이 없다. 다행히 일본 제품 중에 딱 20페이지 짜리가 있어 택해 썼는데 결과적으로 황두진과 서현의 작품집은 겉모양이 똑같아졌다. (우리도 서로 몰랐음) 색깔도 다양하고 아주 납작한 맛이 있으므로 그런 데로 괜찮았다.

 

종이

종이의 종류가 가장 많은 곳은 역시 남대문 알파와 명보극장 옆 코스퍼이다. 이중 코스퍼가 더 대규모이고 사람들도 친절하므로 한번 가보기를 원한다. 코스퍼에는 아까 이야기한 Iconorex지 말고도, 그와 비슷한 특징을 갖지만 면이 거칠어 복사하면 아주 rough한 느낌이 나는 종이도 있다. 서현은 이 종이에다 collage를 복사해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모형 재료

모형재료 하면 역시 남대문 알파가 최고이지만 의외로 플라스틱 모형가게에 가면 참신한 재료들이 있다. (예: 바르면 마치 녹슨 철 같이 느낌이 나는 일본제 weathering color set, 냉장고 부품을 이용해 만든 air brush용 compressor, 등등)

우리가 가장 선호한 모형 재료는 balsa 였는데 가공의 용이함, 가늘게 잘라도 유지되는 탄력, 만들고 나서의 품위 등 상당한 장점이 있었다. 두께별로 팔고 있으니 적당히 골라 사면된다. contour용으로 흔히 styrofoam을 많이 쓰고 있으나 골판지나 콜크판 등을 써도 효과가 좋다. 골판지는 중구 방산 시장에 가면 싸게 살 수 있다. (의외로 무거우니 운송 수단을 마련할 것)

모형 재료야말로 정석도, 이론도 없이 그야말로 묘기 백출 할 수 있는 것이니만큼 계속 관심을 갖고 자기의 재료를 찾을 필요가 있다.

 

III. 결   론

 

작품집의 제작은 학생으로서의 실험 정신과 예비 전문가로서의 숙련도, 일관성 등을 동시에 보여주어야 하는 매우 어렵고도 긴 작업이다. 좋은 학교일수록 마감기일도 빠르므로 한꺼번에 몰아서 하는 경우 TOEFL, GRE 시험 준비 기간을 빼 놓고도 약 3개월은 꼬박 잡아야 충분히 작업할 수 있다고 본다.

우리의 경우 서현은 이미 영어 시험을 봐 논 뒤라 상관이 없었지만 황두진은 처음부터 죄다 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8월부터 12월까지 두문불출, 시험 공부와 작품집 제작에 매달렸다. 많은 학교에 지원하는 경우 원서 쓰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니 충분히 시간을 잡기 바란다.

이 글에서 설계와 presentation에 관한 내용은 거의 집어넣지 않았다. 그것은 개인의 소관이며 이 정도 얇은 글로 대단한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도 없는 것이다. 단지 우리는 훌륭한 presentation이란 흔히, 이야기하듯 손재주, 그림 technique의 문제이기 이전에 전달하고자 하는 image나 정보에 가장 합당한 형식을 찾아내야 한다는 점에서 두뇌 플레이임을 믿는다.

기술의 발달로 인해 이미 이 글에서 언급한 내용의 많은 부분이 구닥다리일 수 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상황에서 학생이 뭘 해보겠다고 하면 대충 이 정도일 것으로 예상되므로 약간의 참고가 되리라 믿는다.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은 작업 환경에 관한 것이다. 완전히 혼자 하는 것도 좋지 않지만 그렇다고 만인이 보는 곳에서 하는 것도 피곤한 일이다. 작품집 제작에 있어 필수적인 존재의 하나가 그 때 그 때 적절한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인데 여러 사람 있는 곳에서 일하는 경우 누구나 지나가면서 한 마디씩 내뱉게 마련이고 이렇게 내 뱉는 말치고 귀담아 들을 만한 것은 하나도 없다. (서현은 원래 일하던 사무실에서 소장님의 배려로 계속 자기 일을 할 수 있었는데 나름대로 피곤한 경우가 많이 있었다.) 자기 주변에 믿을 만한 사람에게 일부러라도 찾아가서 작업 상황을 보여주고 조언을 구하자 (황두진은 이렇게 해서 시행착오를 줄이고 정리된 결과를 내 놓을 수 있었다) 사실상 여기 쓴 여러 내용 중 많은 것들이 이렇게 구해서 얻은 조언들에 기초하고 있다.

배용균 감독의 '달마가 ~'야 말로 이번 우리들의 작업 태도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원천이었음을 밝히며 글을 맺는다.

 

* 전화번호부

 

문구점

알파문구 : 752-0096

한가람 문구 : 535-5238,9

한빛 미술상사 : 273-6971,2

한씨네 문구 : 265-1447

이 외에도 강남문구, 역삼 문구 등 제법 규모가 큰 문구점들이 좀 있지만 건축을 하는 사람들이면 다들 잘 알고 있으리라는 판단에서 많이 적지 않는다. 단, 모형 재료로 쓸 아크릴은 홍대 앞에 몰려있는 화방에 가서 사야한다. 우리가 쓸만한 크기로 잘라서 팔면서 그나마 재고가 항상 남아 있는 곳은 현 시점에서는 홍대 앞 화방들뿐이다.

 

종이

KOSPER : 268-4321,2

두성 산업 : 231-8771~5

종이는 문구점에서도 팔지만 그 다양함에 있어서 KOSPER를 따르기 힘들다. 두성 산업은 수입종이 도매상이어서 낱장 판매를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원하는 종이가 문구점에도, KOSPER에도 샘플만 있고 재고가 없을 때는 이곳에 전화를 해서 그 종이를 어느 곳에 납품하였는지를 알아내야 한다.

 

사진

포토피아 : 274-0554, 3310

선명칼라 : 783-1490

현재 시바크롬 인화를 하는 곳은 포토피아 뿐이다. 비싼 만큼 제값을 하는 인화니까 큰 사진을 뽑을 때는 꼭 염두에 둘 일이다. 선명 칼라에서는 120mm 사진 촬영을 해준다. 좀 비싸지만 이 역시 비싼 만큼 제값을 한다.

 

인쇄

예영 : 274-0628

artpeople : 703-8812

둘다 제판 혹은 photostat를 떠 주는 곳, 다른 인쇄소는 많이 있지만 처음 가는 곳에 일을 맡길 때는 반드시 그곳에서 만들어낸 결과물을 보고 확인할 것 인쇄소의 능력을 확인해 보지 않으면 땅을 치고 후회할 일이 생긴다.